번아웃이 내 몸을 빼았았을때
“선생님, 어떻게 해야 꾸준히 할 수 있나요?"
10년 차 트레이너인 저는 이 질문을 수천 번도 더 들었습니다.
그리고 늘 이렇게 말했죠.
“꾸준함이 답입니다. 그게 가장 어렵고도 가장 쉬운 길이에요.”
그 말이 제 직업의 정체성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꾸준함’의 전도사이던 제가,
정작 지금은 내몸도 돌보지 못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내가 사랑하던 일이, 이렇게 고통스러울 수 있을까?
1년10개월 전, 새로 옮긴 피티샵은 건물 지하에 있었습니다.
기존에 했었던 피티샵이 잘 되었기에 자신이 있었고 무리해서 확장을 시도했죠.

처음에는 아주 호기로웠죠. 모든게 잘 될줄만 알았습니다. 잘해왔으니까요.
그때부터 악몽의 시작이었습니다.
옮겨온 이 건물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끊이지 않았죠.
너무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정화조 폭발로 화장실에서 똥물이 넘쳐 바가지로 퍼내야 했고, 한달 내내 센터에 똥냄새가 진동해 영업을 못 할 때도 있었습니다.



배수 펌프 고장으로 센터가 물바다 된것도 대여섯 번은 넘었고, 폭우가 오면 집에도 못 갔습니다.


청결이 생명인 헬스장에 악취라니..
이 노후된 건물은 임대인만 15명이 넘습니다.
각 호수마다 임대인이 다른거죠.
그 중에서 제 임대인은 건물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정도로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웃기게도 10년 넘게 관리하던 관리자의 횡령을 제가 들어온지 3개월차에 발견해서
건물에 돈은 바닥나고 전기세와 수도세 미납이 2천만원이 넘어가서 파산직전이었습니다.
노후된 건물에 건물 보수와 관련된 장비들은 지하에 밀집되어 있다보니 매달 생각지도 못하는 문제가 튀어나왔습니다.
항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건물측은 건물에 돈이 없어서 매달 전기세,수도세 미납 막기만으로 벅차다.
변호사 사무장 아들을 둔 임대인은 항상 건물측에 얘기하라며
항상 나몰라라..
매출이 안좋거나 하는 거면 내 잘못이니 다른 방법을 찾아보든 더욱 열심히 해보려고 했겠지만 매달 생각지도 못하게 끊임없이 생기는 건물 문제.
내가 어떻게 해볼수 없는 문제들이 계속 터지게 되니 저도 지쳐 관리에 손을 놓게 되고
결국,
그렇게 좋아하던 운동과 제 직업이었던 트레이닝에 대한 의욕마저 사라져버렸습니다.
운동이 마치 언제가는 다시 해야될 숙제같은 버거운 행동으로 느껴졌습니다.
점점 사람이 싫어지고, 신규 회원을 받고 싶지 않은 마음만 커져갔습니다.
번아웃이 제대로 찾아온 것이었죠.
일 평생 술을 안먹던 제가 술이 없이는 잠을 못잘 지경까지 왔으니까요.
제가 가장 사랑하던 일이,
이렇게도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3년계약을 한 상황.
2년정도 적자가 계속 나다보니 통장 잔고는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고
어떻게든 버텨야 했습니다.
트레이너인 제가 운동과 가장 멀어졌습니다
생활비는 벌어야 했습니다.
사람이 진절머리가 나다보니 그 누구와도 말도 섞고 싶지 않았고
최대한 사람과 부딪히지 않는, 혼자 하는 일을 찾다 눈에 들어온 것이 야간 택배였죠.
술, 담배 안 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왔으니 체력은 자신 있으니..
일주일정도 고민후 결정을 하고 무작정 뛰어들었습니다.
처음엔 그래도 버틸만했습니다.

하지만 1개월,2개월
매일 여름 새벽내내 배송을 하고 밤을 새고 와서 아침·저녁으로 피티를 이어갔습니다.
수면시간은 낮 1시부터 5시까지
하루 수면은 4시간도 채 되지 않았고, 시간이 나면 무조건 잠을 자야 했습니다.
웃긴게 피곤하면 바로 골아떨어질줄 알았는데 생체리듬이 바뀌니 몸은 미친듯이 피곤해도 잠은 바로 들지 못했습니다.

피로는 눈덩이처럼 누적 됐고 3개월이 지난 시점
겨우 일상생활을 버틸수 있을정도로 체력은 아예 바닥났습니다.
잠을 좀 자야 회복하는데, 회복할 시간조차 없었으니 운동은 사치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레이너’인 제가 세상에서 운동과 가장 멀어진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거울 속에선,
낯선 사람이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택배 일을 마치고 돌아와 샤워 하기 전 거울 앞에 섰습니다.
눈빛은 흐리멍텅했으며며, 어깨는 구부정했고,
예전의 당당한 자세는 사라진 지 오래였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90kg가 넘어가던 체중은 10kg가 넘게 빠져서 78kg까지 떨어졌고 말 그대로 근육은 녹았습니다.
식사를 할 시간에도 자는 걸 택해야 했기 때문에 근육이 남아날리 없었죠,

10년간 쌓아온 경력이 무색하게, 제 몸은 ‘트레이너’라고 부르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낯선 모습이, 섞은 동태처럼 티미한 눈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제가 보였습니다.
“첫 시작은, 운동화 끈을 묶는 것부터였습니다”
그날 저는 러닝머신에도 오르지 않았고,
바벨도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한 일은 단 하나,
운동화 끈을 묶는 것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게 작은 행동이지만 희미하게나마 마음속에 꺼져가던 작은 불씨가 살아나는 듯 했습니다.
"10분의 스트레칭이 가져온 생존 신호”
운동화 끈을 묶은 김에,
일단 몸만 움직여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딱,
스트레칭을 10분만 해보기로 했습니다.
근력 운동 같은 건 상상도 못 했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 10분 후에 변화가 느껴졌습니다.
이완된 근육에 혈액이 돌고, 호흡이 조금 더 깊어졌으며, 맑았던 눈빛이 조금 돌아온 것 같았습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단 10분의 근육 움직임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안정되고, 기분을 좋게 하는 도파민과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항상 회원한테 귀가 닳도록 말했던 것을
제 몸으로 다시 깨우치는 날이었죠.
그 작은 변화가,
무너져가던 하루를 조금씩 되돌리는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10분 스트레칭이,
일주일 후 내 몸과 마음에 가져온 3가지 변화”
포기 직전이었던 제가 어떻게 ‘작심삼일’의 함정을 벗어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그 구체적인 과정을 다음 편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번아웃' 느껴보신 적 있나요?" "오늘의 이야기가 공감되시거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나누어주세요."
#재기다이어리 #번아웃 #트레이너 #운동의욕상실 #정신건강 #10분운동 #꾸준함 #회복 #번아웃극복 #운동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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